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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년 6월 잘 다니던 직장을 그만두었습니다.

 

31살이라는 늦은 나이에 취업을 해서 6년 반 동안 열심히 달렸습니다. 

 

영업맨으로 살아남기 위해 몸에 받지도 않는 술을 매주 마시며 내부 영업 외부 영업에 힘썼고 통장 잔고는 쌓여 갔습니다.

 

쌓여가는 돈과 비례해 나이도 들었고, 주름도 늘었지만, 어렸을 때 이루지 못했던 공부에 대한 열정은 사라지지 않았고

 

앞으로의 인생에서 무엇이 중요한지 고민하다가 공부만이 살길이다라는 생각에 덜컥 퇴사를 했습니다.

 

영업맨으로 열심히 살았던 것처럼 쉬지 않고 공부하면 합격은 식은 죽 먹기라고 생각했는데...

 

그것은 큰 오산이었습니다. 근거 없는 자신감이었던 거죠.

 

하루에 10시간 넘게 앉아 있는 것이 스무살 시절에는 식은 죽 먹기였는데 30대 후반이 된 지금은 그냥 앉아 있기만 해도

 

힘이 들고 생각이 많아져서 집중이 잘 되지 않았습니다. 스트레스에 역류성 식도염이 왔고 생전 처음 위장약

 

을 장기복용하게 되었죠. 거기에 물가는 어찌 그리 비싼지 돈은 버는 건 어려워도 쓰는 건 순식간이더군요. 

 

모아 놓은 돈도 슬금슬금 사라져 가고 막연한 불안함에 휩싸여 잠을 이루지 못하다 보니 불만만 많아지고 세상에 대한

 

원망만 늘어나 어느 순간부터 웃음을 잃었고 친구들과의 교류도 서서히 끊기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와중에 유튜브 뮤직에서 이 ccm을 우연히 듣게 되었는데 가사에 울림이 있고 감동적이라 독서실 가는 버스에서

 

왈칵 울어버리고 말았네요. 기독교 신자이긴 하지만 나일롱 교인인데 가사도 좋고 인사이트가 있는 노래라 추천합니다.

 

 

내가 누려왔던 모든 것들이

내가 지나왔던 모든 시간이

내가 걸어왔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아침 해가 뜨고 저녁의 노을

봄의 꽃 향기와 가을의 열매

변하는 계절의 모든 순간이

당연한 것 아니라 은혜였소

 

생각해 보면 지금 이렇게 공부할 수 있는 것도 은혜고 식도염 외에 특별히 아픈 것이 없는 것도 은혜고

부모님 두분 다 건강하게 살아 계신 것도 은혜고 하루 세끼 사 먹을 수 있는 것도 은혜고

계절이 바뀌는 살아 있는 순간들을 느낄 수 있는 모든 것들이 은혜인데

감사를 모르고 살았던 것 같습니다. 

 

힘들 때 이 음악과 함께 하시고 제가 느꼈던 감동을 같이 느끼셨으면 좋겠네요.

 

https://youtu.be/pZuW2CV0mXY

손경민의 은혜라는 ccm입니다.